[그래도 인생은 계속된다.]
엄마~ !
지난 달 20일에 동생이 거의 1년만에 엄마를 모시고 왔다.
(그 날 과수원에 사과 다 땄다고.
작년에는 3년만에 오셔서 2주일 계셨었고.)
며칠 지나니 답답해 하셔서 지난 일요일엔 동생이랑 셋이서 청도 운문사를 갔었다.
빠른 길도 있지만 팔조령 넘어서 청도를 거의 한바퀴를다 돌아서.
어른 계신다고 먼 주차장 지나서 절 안 주차장까지 차로 가고
나올 땐 힘들어도 운동하시라고 둘이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걸었다.
엄마랑 걸은 솔바람길이 참 좋았다.
점심은 꼭 엄마가 사신다고 하셔서 난 산채비빔밥 엄마랑 동생은 칼국수로.
(엄마 나오시면 예전부터 동생들이랑 우리들 한번씩 꼭 밥 사주신다.)
돌아올땐 경산쪽으로 왔는데 물회가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저녁으로 사 드리고.
월요일(28일)이 할머니 제사라
성서에 있는 동생집에 가서 계시면 손님 다 가시고 나면 모시러 간다고 했는데
볼 일 있어서 잠깐 나간 사이에 벌써 오셔서 대문앞에 앉아 계신다.
저녁드시고 가셔서 하루 반 그렇게 지루하셨나 보다.
우리 집은 좁은 주택인데 동생네 새 아파트는 넓고 좋더구만.....
아무래도 며느리보단 딸이 편하시겠지만
내가 아파트에 살았다면 울 엄마 어쩔뻔 하셨을까.
(년말에 아들녀석 생일이 있지만 이 제사가 해마다 마지막 큰일이라
내가 올해 큰일 다 끝났다고 이제 홀가분하다고 좋아라 하면
한 해 다가고 한살 더 먹는 생각은 안하냐고.....)
언젠가 제사 지내고 나서 설겆이 하면서
막내 삼촌이랑 애들아빠하는 얘기를 들었다.
(어머니 시집오셨을때 막내삼촌 3살이었다고 그러셨고
내가 결혼했을때사촌 시동생 시누이 유치원도 안 들어간....)
맏이.......... 돈 주고 팔수 있으면 팔고 싶은 심정이라고.
책임만 잔뜩있는 맏이 오죽 힘들었으면........ 그럴까.
난 결혼할 땐 그냥 맏며느리였는데 어쩌다보니 지금은 외동 며느리이기도 하고.
집집이 다 사정이 다르고 안 그런집이 더 많겠지만
우린....... -_-;;;
물론 우리보다 더 힘든 집도 많을테지만.
기 센 시어머니와 남편.
그 사이에서 기질 보드라우신어머님은 얼마나맘 고생을 하셨을까.
올 여름에15번째 제사를 모셨다.
15년 살면서 서로 싫은 소리 한번도 한 적 없었고 대꾸 한번도한 적 없었고......
시어머니 생각하면 늘 안되었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없는 집에 7남매 맏며느리로 시집오셔서 평생을 시집살이 하시다가
할머니 89세에 돌아가시고
6개월만에 중풍와서 2년 가까이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신 어머님.
받은 복이 그게 다 이셨는지.....
숙모들과 주위의 이웃들은 돌아가신 시어머니(할머니)가
거기서도 며느리를 부리고 싶으셨던 모양이라고들 하시고.
지금 내 나이보다 훨씬 적은
50세에 며느리 보신 어머님은 그때 벌써 허리가 ㄱ 자로 굽으셔서 땅을 보고 다니셨다.
(할머니는 꼿꼿하시고.)
맘이 아파서 원이라도 없게 대구 큰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손대면 더 안좋아질지도 모르고 어쩌면 못 걸을수도 있고~~~그래서
손도 못 써보고 그냥 집으로 가셨었다.
올해 여든이신 시아버지는 십년전에 폐암 수술하시고도 정정하신데......
아직도 세상이 나를 위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어머님이 계셨다면
지금 내가 사는게 좀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가끔 한다.
한 많은 인생 살다가신 어머님이 나 새댁 때 그러셨다.
친정식구는 돌아서서 가는 모습만 봐도 눈물난다고~
사돈 오시면 잘 해드리라고.
딸 부잣집 막내딸이신 엄마도 똑 같은 말씀을 하셨고.
자식 여러명이라도
내가 나오면 너만 손님치고(동생들 엄마보러 오는 것~) 애 먹인다고 하시면서
이번 주말에 가신다는데 생각만 해도 벌써 마음이 짠하다.
(외할머니 시골 장날에 막내딸네 오셔서 열흘씩 보름씩 계셨다.
국민학교 다닐 때 아침에 엄마 몰래 우리방에 오셔서 용돈 주시면 그날은 가시는 장날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모님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께선 장인 장모님께 참 잘 하신.....
뿐만 아니라처형이랑 처조카들에게도.... 아니 모두에게^^)
엄마~ !
올해 여든 셋이신데 작년이랑 기력이 많이 다르시다.
얼마나 사실지.....
정신도 없다 하시고 잘 걷지도 못하시고 돌아눕기도 힘들어 하신다.
너그 집에 내가 다시 와 보겠나 하시고.
오랜만에 자식 집에 오셔서 편히 좀 계시면 좋겠는데 별별 걱정 다 하시고 미안해 하시고.
자꾸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을 하신다.
엄마 젊어서부터 관절도 안 좋고 몇 년전부턴 당뇨도 있다.
잇몸도 안 좋아서 틀니도 잘 안 맞고~ 완전종합병동.
과수원 일이 많아서 앉아서라도 도와준다고 계속 사과 꼭지를 치셨단다.
손이 다 붓도록.
오빠네는 바빠서 챙기지도 못하고
또 젊은 사람처럼 먹는걸 알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씹지를 못해서 감홍시를 계속 드셨다면서 당수치가 360이 넘는다.
보리쌀 많이 넣은 잡곡밥을 해 달라셔서 그것이랑 아주 무른 음식이랑 그리고 간식 조금....
너 아니면 누가 내 입맛 맞춰서 이렇게 해 주겠냐고~
집에 가면 한 동안 입이 심심하겠다고~
딸 없는 이들은 어쩌겠냐고~
고맙다고~
그런 말씀은 안 하셨으면 좋겠는데.
2010 12 19 구미 박정희대통령 생가에서.... 엄마랑 막내랑.
늙은 할마이를 찍으면 흉하다고 안찍는다고 하셔서.
작년에 찍은 것인데 그때는 염색이라도 하셨지~ 지금은 완전 하얗다.
옷 하나 사 드리려고 했더니 옷 천지라고 하시며 안 사신다고~
죽기전에 정리한다고 안 입는거 태운다고 하신다.
엄마 전에부터 그러셨다.
넌 할만큼 다 했으니 나 죽어도 울지도 말라고.
저 큰 물건이 고걸먹고 어찌 사냐고 많이 안 먹는다고 야단맞고
눈도 안 좋다면서 책 본다고 신문 본다고 컴퓨터 한다고 걱정하시고......
효녀도 아닌 내가기쁨조 한다고..... 무조건 져 드리고 맞춰드린다고 요새 쪼매 힘든다.
나중에 돌아가시고 생각하면 그래도 지금이 행복한 시간이겠지.
지금은 잘 해드린다고 해도 나중에 못해드린거만 남는다는데.
몇 년 전에 아버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서 그렇게 야속하다고 하시더니
이젠 너그 아부지 죽음복 참 잘 탔다고.....
당신도 자는 잠에 가는게 소원이라고.....
오늘 아침부터 내린 반갑잖은 겨울비가 장마비처럼 추적추적 아직도 오고 있다.
어쩌다 이야기가 이러냐 혜미니맘.
참 별 넋두리를 다 하고 있다.
어~ 시간이 벌써 12시가 넘었네.
벌써 12월의 첫날인데 좋은 얘기는 않고서리.....
애들아빠 보면 한 소리 하겠다.
(장모 할마씨랑 둘이 조 맞춰서 마누라 흉 본다고 요즘 누구는 신났다.
장가 잘 간줄은 모르는지..... 참 나~)
잠도 안자고 씰데없는 거 항거석 적어놨다고.
인연.
요즘 이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좋은 인연
슬픈 인연
아쉬운 인연
돌아서면 눈물나는 인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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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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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인연
인연
그 옆으로 지나치기만 하고 운문사 참 오랜만에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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