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모래에 쓰고 은혜는 돌에 새겨라.]
엄마 가신지 벌써 일주일.....
엄마~
이제 아버지 옆에서 편안해지셨습니까.
넌 할 만큼 다 했으니 나 죽어도 울지도 마라던 그 말씀이 생각나 또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 갑자기 떠나시고 9년 반.
아버지 제사 중에 몰래 나가셔서
영감 나 어서 데려가라며 대문 앞에 신발 돌려놓던
그 외롭고 아프던 마음을 다 살펴드리지 못하고 떠나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86년 엄마 인생.
젊어서는 없는 살림에 5남매 키우시며 일하시느라 힘드셨고
나중에 살만해지니 몸 아프고
삼십여 년을 마음고생으로 편할 날이 없었지요.
알아도 모르고 몰라도 모르고......
제가 모실 형편이 안되니 그렇게 살았습니다.
지난봄 이사하고 집구경도 하고 오고 싶어 하셨는데
시아버지 2차 암을 비롯해서 뭐가 그리 일도 많고 안 맞았던지
끝내 그냥 가신 게 가슴에 맺힙니다.
재작년 연말에 마지막으로 오셨을 때 그러셨지요.
내가 너 집에 다시 와 보겠나.
올 설 아래 너 집에 있고 싶었는데 너 시할매 제사 때문에 간다.
어쩌다가 한번씩 오실 때면
내가 나오면 니가 손님 치느라 고생한다. 어서 가야지 어서 가야지~ 하시더니
그때는 평소에 안 하시던 말씀을 하셨는데 다시 못 와 보시고......
이제 곧 꽃피는 봄인데 여행 다니는 거 좋아하시던 엄마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고 많이 보고싶고 그리울 겁니다.
조그만 일에도 고마워하시며
내 새끼 아니고 누가 늙은 할마이 이렇게 델꼬 다니며 구경시켜주고 맛난 거 사주겠냐고 하시던 그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한데 이제 엄마는 안 계시네요.
엄마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셨고 슬퍼도 산사람은 살아야지 어쩌겠어요.
나 없어도 너희들 정 내고 잘 지내라던 그 말씀 받들어서
마음에도 없던 말로 좋은 소리만 하고 왔습니다.
엄마가 가신 다른 세상에는 고통이 없겠지요.
이제 자식 걱정 다 내려놓으시고 사랑하는 아버지 곁에서 편히 쉬세요.
엄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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