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 있다.] - 러시아 속담
며칠 전에 강릉 언니 봉무공원에 운동가자는 걸
동생하고 점심 약속 때문에 안된다고 했더니 이번엔 영감님이 전화를 했다.
*** 오빠야다.
(평소에 *** 니는 와 내보고 오빠라 안 해? 하는...... ㅋ)
쉬는 날인데 언니랑 셋이 같이 가자고.
이 영감님이 작년에 동촌유원지랑 망우공원 갔다 올 때 집까지 버스 두 코스를 걷기 싫다고 택시 탔었는데
어쩐 일로 운동을 다 하지? 싶었더니
얼마 전에 애들이 하라고 해서 큰 돈 들여서 건강검진을 했는데
언니는 괜찮은데 영감님은 운동부족으로 다리에 근육이 하나도 없다는 의사의 말에 충격을 받았던 것 ㅋ
그래서 올해부터 친구 두 명과 가벼운 등산을 비롯해서 걷기도 하고 그러는데
지난주엔 팔공산 한티재 쪽에 갔다 오고, 가산산성도 갔다 오고, 앞산도 갔다 오고~ 하며 자랑을 한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전화해서 가산산성 가봤느냐고 묻더니 그래서 였구만 ㅋ
산에 가면 기분도 좋고 아주 즐겁다는.....
(전에는..... 비싼 밥먹고 힘들게 산에는 뭐이하러 올라가나? 그랬었다.)
그거요 아주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쭉~ 이어 가세요ㅎㅎㅎ
언니네는 따신 물과 김밥 싸서 오고 난 메밀 차와 커피와 떡 조금 가져가고.
여기도 몇 달 만에 온 것 같은데 안내판과 의자, 경사가 심한 곳의 계단 등 조금 달라진 것도 있었다.
덕분에 하루 운동 잘하고
오는 길에 언니네 들러서 더 놀다가 왔더니 저녁때가 다 되었다.
다시 오는 봄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시인. 1954년 청주. 충남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구절송.
영감님도 찍혔네 ㅋ
며칠 전에 언니랑 둘이 왔을 때는 단산지만 한 바퀴 돌고 갔는데
친구한테 봉무공원 갔었다고 얘기했더니 구절송 봤냐고 하더라는..... 그래서
그게 뭐인데? 이랬단다.
그럼 오늘 가 봅시다.......
올라갈 땐 힘들어 하더니 내려올 땐 아주 잘 내려오신다.
반대로 언니는 무릎 아프다면서 힘들어 하고.
언닌 등산화를 그냥 운동화 사이즈로 샀으니 발도 아프지.....
구절송 있는데서 내려다 본.....
봄소식
이창건
꼬리가 짧은
2월의 버들강아지들이
연기가 나는 강 언덕을 바라보며
멍멍멍
짖고 있습니다
누가 오는가 봅니다
[아동문학가. 1951년. 강원도 철원.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
이른 봄의 시
천양희
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르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은 안개를 길어올린다
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
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리움은 두런 두런 일어서고
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
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온 동네 골목길이
수줍은 듯 까르르 웃고 있다
[시인. 1942년. 부산. 이화여자대학교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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