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이 심할 때는 잠깐 쉬어가는 것도냉정한 지혜다.]
어제 오후 병원가는 길에 들른 문예회관에서.....
오늘 내일 전시회하는데 날짜를 잘못알고 가서~ ㅎ
난 들여놓고 전시장에 준비하는걸 보고 왔는데 와우~ 엄청 많다.
[2012 대구 난 연합회 봄 전시회]
학교에 강의 나가신다는 어느 난 주인 말씀이
난 좀 아세요?
아니요 전혀 모르는데요~
참 이뿌지요?
내일 또 구경오이소 그런데 낼은 사진은 못 찍습니다 그러면서
손바닥만한 작은 화분 하나를 가리키며
이거 한 촉에 요새 가격 많이 내려서 3백만원인데
3촉이면 얼맙니까? 소도 안 뜯어 먹는 풀을요.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보고 미쳤다고 하지요 그런다.
미친거 맞네요 난에...... ㅎ
난 하나에 몇천만원은 예사고 억대도 있다고 하니
난을 모르는 나는 허억~ 할 뿐이고 ㅋ
아주 고상한 취미라 그런가?
왜 그렇게 비싼겨.
내가 보기엔 거의가 다 비슷해 보이더구만.
색깔만 다를뿐 크기나 꽃모양은 거의 같고
잎에 무늬가 들어있거나 다른 색의 줄이 들어있거나
또는 잎이쬐끔 넓고 좁고 그것밖에 모르겠던데........ㅎ
난 들여다보며뭔 할 얘기들이 그리도 많은지 끼리끼리 모여서 웅성웅성~
*****
지금 이 시간
원래 약속대로라면 이종사촌 오빠네 집에서
웃고 떠들고 하면서 즐거워할 시간인데.....
좀 있다가 제사밥도 먹을거고.
그런데 슬프다.
오늘 이모 제삿날이기도 하고 이종사촌들 모임날이기도 하다.
대부분밖의 식당에서 모이는데
이번엔 이모 제사날이랑 겹치기도 했고 또 오빠가 오랜만에 퇴원해서 집에 오셨고 해서
오빠네 집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모임 전화하고 나서 이틀지나니갑자기 응급실 갔다고 해서
다시전화해서 뒤로 미루었고.
검진도 하고 평소에 건강관리도 열심이었었는데.....충격이 컸다.
아프기는 한데 병명도 모르고.....지난 초가을에 두달만에 병명이 나왔다.
임파선암이라고.
수술을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몇번 병문안 갔을때 보니 머리카락도다 빠지고 해서 10년은 늙어 보였지만
그래도 훌 훌 다 털고 일어나실 줄 알았다.
언니가 가끔
애기 있잖아 오빠가 어쩌고 저쩌고.....하면서 주저리 주저리 풀어놓고 오빠 흉을 보고 그랬다.
친 시누이한테 못 할 말도 하고.
가슴에 쌓아 놓으면 병 된다고 난 언니편이니 속풀리게 털어놓고 얘기하라고 하고.
몇 십년 살면서 맨날 꽃피는 봄날이고 좋을 수 만은 없지만
오빠가 언니한테 그리좋은 남편은 아니었던거 같다.
그래도 나한테는 참 잘 했었다.
[ 작년여름 잠도 못 자고 밥도 거의 못먹고 골골할 때
손칼국수 먹으러 오라고 전화가 왔다.
언니 국수 밀 동안오빠 시장가서 열무랑 마늘이랑 붉은고추 사와서
마당의 맷돌에 고추갈아서 열무김치 만들어서 올 때 한통 담아줬다.
입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이거 먹고 입맛 밥맛 돌아와서 어서 기운 차리라고.
매실청도 한통 담아주고.
2년전인가 3년전인가 이맘때 쯤 이었다.
혼자 있었는데 오빠가 저녁에 전화해서 묻지말고 빨리 집으로 오란다.
가서보니 막내아들 영덕쪽에 갔다오는 길에 대게를 사왔는데 뜨실때 먹어라고.
소주 한잔하며 이야기 하는 걸 참 좋아했었다.
오빠는 술 취해서 안되니 언니보고 나 집앞까지 바래다 주란다.
혼자 보내기 겁난다고.
돌아올 때 언니는 혼자 우짜라고 참~
우리집이랑 큰 길 이쪽 저쪽인데 차 탈 거리도 아니고 걸어서 10분정도 걸린다.
금방인데 혼자가면 되지 뭘 바래다 줘요 그랬더니
너 언니는 할매라서 아무도 안 잡아간다 그러면서 웃는다.
오빠 저 꽃띠 아니예요 이뿌지도 않고. 저도 이제 할매쪽인데요 뭐 ㅎ
그래도 안된단다.
맨날 동생은 되게 챙겨요 그러면서언니는 또 한 술 더 뜬다.
애기 나는 있잖아 못나서 걱정없고 괜찮어. 오빠는 맨날 그러는데 뭐ㅎㅎ
둘이 골목길 걸어오면서 내가 그랬다.
언니 요새는 미나리꽝도 많고 마늘 까는데도 많고 그래서 할매도 잡아간대 ㅋㅋ]
항암치료를 몇 번 받고 좀 낫다면서
지난달 말에 두달 반 만에 한 열흘정도 퇴원해 있었다.
집으로 찾아갔더니 추운데 왔다고 반가워하며
이제 곧 꽃피는 봄인데 도시락 싸들고 꽃구경 가세.
매실주 담아 놓은 것도 많이 있고.....그러시더니
약속도 펑크내고 아주 멀리 떠나가 버렸다.
내일이 오빠 65번째 생신인데~ 장례날이 되어......화장해서 흙으로 돌아간다ㅠ.ㅠ
친정이랑 이종사촌들이랑 내가 알릴만한데 몇군데만 전화했었는데
어제 밤 늦게 막내동생이 전화해서
형수가 정신도 없고 연락도 못하고 있으니 누나가**** **** 얘기좀 해줘요 그런다.
가까운 사람 떠나 보냄이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
산다는게 뭔가 싶은게 허무하고 허전하고 .....
지금 "영혼들의 여행"이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오빠도 그 밝은 빛을 따라 갔을까?
부디 아프지 않고 살 수있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숨겨진 세상이 있다.
영혼들이 살고 있는 곳.
죽음의 안개가 내리면
여행길은 펼쳐진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여행길에
안내하는 빛 하나가 춤을 춘다.
의식적인 기억에서는 사라졌으나
무아의 경지에서는 보이는 빛.
- 마이클 뉴턴 -
'영혼들의 여행' 지은이. 최면 요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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