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 세상구경

111020 설악산 2.

혜미니맘 2011. 10. 22. 22:38

[평지가 없으면 높은 산의 위용이 드러나지 않고, 작은 시내가 없으면 바다의 드넓음이 드러나지 않는다.]

 

19일 밤 9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밤에 오는 무박 2일~

처음으로 설악산 대청봉 산행을 갔다왔다.

26시간만에 돌아왔는데 평소에 저질체력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확실히 그 한계를 느끼고 온.....ㅠ.ㅠ

오색 - 대청봉 - 중청 - 소청 - 봉정암 - 소청 - 희운각산장 - 천불동계곡 - 비선대 - 신흥사 - 설악동.

 

백두대간 중심부에 있는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이 1708m.

남한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 천왕봉(1915m)에 이어 세 번째 높은 산이다.

평지만 걸어라는 의사말도 들었고 그 이전에 내 몸 아픈거는 내가 더 잘 알고있으니

마음에 있어도 포기하고 있었던 이 세군데를

작년 봄에 한라산, 올 봄에 지리산 천왕봉에 이어 대청봉까지......

 

와우~ 혜미니맘 대단하다! ㅋㅋ

봄에 천왕봉 갔다와서 이제 올해 목표 이루었으니 지금부터는 덤이다 그랬었는데~ ㅎㅎ

지난 일요일에 엄마 생신에 동생들이랑 같이 가면서 설악산 산행이 하고 싶긴 한데

자신도 없고 엄두가 안나서 포기하고 있다고 했더니

막내제부가 큰처형 구경시켜 준다며 가자고......

인터넷 신청하고 자리없다고 하는 걸 기다려서 가자고 오후에 연락이 왔다.

 

그날따라 시장갔다 오다가 전에 다쳤던 발목이 고장나서 절뚝거리며 왔는데........

고맙기도 하고 가고 싶기도 하고.

한시간 후에 대답해 준다고 하고........ 망설이다가 가자고 하고 나서 생각하니

이거 완전 정신나간 짓 아닌가 싶어 기가 막히고.

발목이랑 무릎에 파스 붙이고.......뿌리는 파스 챙겨서 처음으로 밤에 출발.

버스 오래타면 불편하다고 세상에~ 제부가 목 베게까지 챙겨왔다.

(무거울텐데 참치넣은 김치찌개랑 버너도~)

이달 들어서 20일 사이에 설악산 벌써 세번째란다.

열흘전에는 동생이랑 공룡능선 타고~

 

2시 50분쯤에 오색(해발 400m)에서 출발했는데

대청봉 거의 다 가서 여명보고 사진찍고 정상가니 6시30분.

조금 있으니 일출시작~

밤이라 헤드랜턴 불빛만 보고 계속 걸었서 그렇지 낮이었다면 아마 한시간은 더 걸렸을거다.

오르는 길에 물 소리도 나고 그러더니 안내판보니 설악폭포도 있던데......

 





내 발아래가 전부 장관이다.

이래서 모두 설악산 대청봉을 찾는구나........ 이제야 알것 같다.

자주 온다는 가이드도 이런 일출은 처음이라며

대청봉 처음와서 이런 장면 보시는 걸 보니 덕을 많이 쌓으셨나 봐요 한다 ㅎ

 

밤새 걷고 세수도 못한..... ㅠ.ㅠ

사람이 밀려서 단체사진 같은걸 잘랐는데

대청봉 인증샷이니 뭐 이상해도 할 수없고~ 크기를 팍 줄여서리.....

대청봉 일출에~ 운해에~ 봉정암에~ 내가 보고 싶었던 거 다 봤다!

열흘전에 동생은 일출 기다리며 엄청 떨었다고 겨울 옷 준비하라고 하더니

춥지도 않고 날씨도 도와준다.

봉정암에서 늦은 아침 먹을때만 응달이라 약간 쌀쌀했을 뿐.

 




시간된다고 하길래 언제 또 올지도 모르고해서 봉정암 가보고 가자 했다.

완전 급경사 내리막길에 갔던길 또 올라와야 하니~

두시간도 더 걸렸고 아주 힘들었고.

 

[봉정암은 설악산의 대소사암중 제일 먼저 창건한 백담사 부속암자로

해발 1244m로 설악산에서가장 높은곳에 위치해 있다.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봉안한 사찰의 법당이다.

 

(적멸 : 그지없이 안정되고 고요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열반의 경지를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불전들은 주로 '전' 혹은 '각'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적멸보궁은 그보다 단계가 높은 ‘궁’이라는 표현을 썼으며

거기에 '보'자를 더하여 '보궁'이라고 명명했다.

그 이유는 적멸보궁이 부처님의 진신사리, 즉 실제 부처님의 유해를 모신 장소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진신사리가 곧 부처님이기 때문에 이곳에는 불상이 없다.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올때 가져온 석가세존의 사리와 정골 100과를

오대산 상원사, 사자산 법흥사,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강원도 4곳 경남1곳)

양산의 영취산 통도사에 각각 20과씩 나누어 봉안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구름이 걷히고 나니 바다와 속초시내가 보인다.

천봉만암과 청수옥담이란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ㅎ

 


고사목이 생각보다 많진 않았다.

 


고등학교때부터 설악산 다녔다는 제부가 공룡능선 서북능선 화채능선......

무슨 무슨 봉우리....... 설명을 해줘도 처음으로 올라온 나는 거기가 거기 같고.

 

희운각대피소 풍경.

소청대피소는 새로 짓는 공사중이었다.

 

뒤로 공룡능선이 보인다.

 


 

신흥사쪽에서 천당폭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올라오던 어떤 아주머니들 천불동계곡이 어디냐고....... ㅋ

천불동계곡을 올라오면서 모르고 왔는감?

 


저 험한 바위 위에 뿌리내린 소나무도 멋지고 파란하늘도 예쁘고.

 


단풍이 절정이라더니 거의 다 내려오니 단풍은 어쩌다 하나 보이고 다 떨어지고 없었다.

 


돌계단 철계단....... 아이고 정말 징글징글하다.

여기서 까딱 잘못했다간 헬기 아니면 119 들것 신세~ ㅠ.ㅠ

아주 조심 조심해서 밥먹는 시간 포함해서 거의 13시간을 걸었다.

산행후에 30%정도의 힘이 남아있어야 한다는데 이번에는 완전 다 쓰고 왔다.

 


 

귀면암.

 

이제 험한 길은 거의 다 내려왔다.

단풍 든 나무도 몇 그루 보이고.............

 



 


 

이제 길이 좋다니 웃음이 난다.

그 많은 가파른 돌계단 정말 힘들었다.

 


 

 


"내년에는 작은 처형도 같이 와서 공룡능선 탑시다" 그러는데....... 예 대답은 했지만

글쎄요~ 내가 힘들어서 가능성이 아주 희박한........ㅋㅋ

기운이 다 빠져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설악산 거리는 고무줄로 쟀는지 뭔 1km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냐.

그래도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아 온 설악산 자꾸 생각날 거 같다.

 

약속된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해서

제부 고생했다고 하산주로 막걸리와 해물파전을 시켰더니 파전 하나에 15000원이나.

막걸리 1병에 4000원은 그렇다쳐도 왠지 비싸다는 느낌이 팍.......ㅠ.ㅠ

관광지라곤 하지만깊은 산속에 있는것도 아닌데.

힘은 들었지만 제부 덕분에 포기하고 있던 설악산 구경 잘 했어요.

고마워요 *_*

이틀이 지나도 아직 다리가 많이 아프고 피곤한데 고생한 나한테도 위로와 축하를 해 줘야겠다.

 

혜미니맘

대청봉 갔다온 거 축하한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