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 세상구경

111225 서진산(선석산). 비룡산.

혜미니맘 2011. 12. 28. 00:40

[죽음의 순간 가장 쓴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은 하지 못한 말과 하지 못한 행동이다.] - 해리엇 비처 스토

 

크리스마스날에 산에 가서 고생만 잔뜩 하고 온..... ㅋ

지난주에 선운산 눈꽃산행 갈 땐 남동생이 빠지고

이번에는 구미 동생이 시어른 생신이라고 빠지고 몇이 되지도 않는데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시골의 오빠는 거기서 둘이 산악회 다닌다.)

연말이라 제부는 따로 친구들이랑 영덕 블루로드 간다고 하고 그래서 왜관 막내동생보고

앞산을 가던지 팔공산을 가던지 하게 대구오라고 했더니

언니랑 오빠가 저그 집으로 오라고 한다.

잠이 안와서 밤새 뒤척이다가 겨우 두시간 자고 동생 차 타고 나섰다.

서대구 - 왜관.

고속도로로 가면10분 정도면도착한다.

 

동생집에서 가까운 칠곡군 약목면에 있는 서진산(742.4m)과 비룡산을 가기로 했다.

거기는 두만지라는 못 위의 식당에 동생들이랑 매운탕 먹으러 몇번 갔었던 곳이라 낯익은 곳이다.

안내도를 보니 아주 높은 산도 아니고 한바퀴돌아 오면 대략 10km정도.

신유장군 유적지에서 출발에서 시묘산 - 서진산(선석산) - 비룡산 -신유장군 유적지로.

 

그런데...........

처음부터 계속 오르막에 꿀밤나무 낙엽은 발목까지 푹푹 빠지고 바람은 윙윙소리를 내며 울어대고

전날 내린 눈도 조금 보이고 이거 완전 날 잘못 받은~

사람들이 많이 안 다녀서 길이 헷갈려서 왔다리 갔다리 알바도 한번하고.

앞에 봉우리만 보여서 최고봉까지 다 올라간것 같았는데 가서 보면 또 보이고~

5번 정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러고 나니 완전히 산에 속은 것 같은..... ㅠ.ㅠ

이런 걸 보고 산 너머 산이라고 하지 아마.

막내랑 둘이 뒤에 가면서 남동생보고 먼저 올라가서 또 있나보라고.

지난번 청도 운문사갔을때 사 온 감말랭이랑 초코릿을 먹고나니 그나마 걷기가 조금 낫다.

길이 험하지는 않은데 몇번을 오르락 내리락하고나니 컨디션도 안 좋은데다

나중에는 지쳐서 너무 힘이 들었다.

이 추운날에 누가 가라는 것도 아닌데 이게 뭣하는 짓인가 싶은게 내가 미쳤지 그러면서

이제 덜 추운 날 동네 산이나 다녀야지하며 속으로 다짐도 하고.

서진산(선석산) 정상 지나서 점심먹다가 보니 대구의 어느 산악회에서 온 사람 십여명이 지나간다.

우리 셋이만 걷다가 사람들 보니 아주 반갑다.

손이 시려서 두거운 장갑 두개를 끼고 젓가락질이 되지를 않아서 ㅋㅋ 겨우 점심을 먹고.

따뜻한 커피와 오미자차가 그렇게 달콤할 수가..... ^_^

 



시묘산 정상에서 본 구미쪽 모습.

지나가면서 보면 칠곡과 구미의 경계가 어딘지 모르겠더구만

저 멀리가 구미이고 저기는 북삼이고 저쪽이 어디고...... 막내동생이 설명을 한다.

 


동생들 뒤쪽으로 정상에 두개의 표지석이 나란히 서 있다.

칠곡 약목청솔산악회에서 세운 것은 아담하고 늦게 세운 성주쪽 것이 산 위에서힘 자랑하는 듯 훨씬 크다.

칠곡쪽에선 서진산 또는 누진산이라 부르고 성주쪽에선 선석산이라고 부르고.

선석산은 2년전에 성주의 세종대왕자태실에 갔을때 본 산이다.

선석사라는 절도 있었고 태실지를 감싸는 형국이라고한걸 본생각이 난다.

'태실'은 '태봉'이라고도 하며 왕실에 왕자나 공주가 태어나면 그 태를 넣어두었던 석실을 말한다.

태봉바위도 있고 용바위도 있었는데 바람도 심하게 불고 콧물은 나고 그냥 눈으로만 보고 왔다.

손끝에 감각도 없고 카메라가 말을 듣질 않았다.

사진 몇장 찍지도 않았는데 배터리 교환하라고 뜨고 렌즈가 들어가지도 않고.

지난주에 선운산 갔을때부터 말썽이더니 멀쩡하다가 또 그런다.

한참지나니 또 작동되고..... 짜증난다.

(서비스센터 가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말짱하고.)

 


앞서가던 대구의 산악회 일행중 한 아주머니가 발목을 삐쳐서 스프레이 파스 뿌리고 주무르고 있었다.

산에 가면 늘 신경쓰이는게 다른사람에게 폐 끼칠까봐~ 나도 고생이고.

조심 또 조심한다.

 


안내도엔 산 높이가 578.2m로 적혀 있던데......

비룡산 정상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데 아저씨 문을 삐꼼 열고 '일행 다 내려왔어요?' 하고 묻는다.

저 좁은 곳에서 하루종일 혼자 지루해서 어떻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비룡산 정상에서 하산길 400여m는 내리막이 경사가 아주 심하다.

 


멀리 뒷쪽에 금오산이 보인다.

십오년정도 되었지 싶은데 처음 저기 가서도 컨디션 안 좋아 고생했었다.

그래서내겐 금오산은 지금도 악산이다 ㅋ

 


비룡산 정상에서 본 왜관쪽의 모습인데 동네이름을 들었어도...... 각산리라고 하던가 그랬지 아마.

 


고속철도 보이고 낙동강에 새로 놓은 다리도 보이고 칠곡보도 보이고 멀리 천생산도 보이고.

거의 다 내려와서 앞장 서 가던 남동생한테

'오늘 팔공산 동봉 가는거보다 배는 힘들었다.헤매는거 보니같이 못 다니겠지?' 그랬더니

'어제 잠도 못잤고 나도 힘들었어. 두시간 정도 지나니 좀 낫던걸.' 그런다.

5시간 정도를 가다서서 기다리고 지루했을텐데......

 


두만지 둑에서 본 풍경.

뒤쪽으로 멀리 보이는 저 산을 한바퀴 돌았다 휴~

아래는 우리가 오고 간 약목면 소재지 쪽....

 


신유장군 유적지도 보이고 주차장도 보이고이제 다 왔다.

 



동생집에 와서 동네 목욕탕가서 씻고 찬물에 발목도 담그고 하니 좀 살만하다.

저녁 떡만두국도 아주 맛있었고~ ^_^

.

이번 추위는 꽤 오래가더니 이제 조금 풀릴 모양이다.

추위탓만이 아니라 내가 정신을 어디에 버렸는지 목욕탕 벽장에 부딛혀서 멍들고 깨어지고.

추우면 잘 낫지도 않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데이기까지 하고......

바보같이 왜 그러냐 너 -_- ;;

 

(올해의 시산은 1월2일 부산 장자산 이기대였고

연말에 한번 더 나가고 싶었는데........

발목 고장으로

서진산, 비룡산이 종산이 되고 말았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