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 세상구경

120328 구례 오산. 광양 매화마을.

혜미니맘 2012. 3. 29. 20:43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얼마전에 이종사촌동생문자가 왔다.

아프느라 고생했다고 제주도 구경갔다 오라네.

갈 사람 요요 붙어라^^

너 이거 심한 자랑질인거 알지?

가고싶기도 하고 시간은 된다만 시원찮아서리~ 언니들이랑 잘 댕기와 하고 답장 보내고

다음 날 오후 전화해서

요요 누구누구 붙었디? 했더니

울산 언니만 갈 수 있다네 그런다.

 

오십견 수술에 대상포진에 고생했다고.....

네가 이번에 죽을 고생은 했지.

난 삼십년 살아도 못 들어 본 소리를~ 워매 부러운 거 ㅋㅋㅋ

신통 방통 씨 할 ###.

언니 말이 맞제?

지난 주말에

언니 있잖아 제주도 보내준다해도 못간다 한다고 그러는데우리 매화마을이라도 갈까?

좋다! 두판 작정하고 가보지 뭐.

 

에고~ 저나 나나 부실해서 들어온 밥도 못 찾아먹고 참ㅋ

지난 가을 설악산 갔다 온 후 몇 달만에 kj에 신청을 하고.....

박소정 너는 제주도 대신이고 난 그냥 봄바람 쐰거여.

(답답해 하느니 나갔다 오는게 정신건강에 나을 거 같은 얄팍한 생각에~

그러고 나서 또 병원갔다 오고 이게 뭐하는 짓이람 ㅠ.ㅠ)

 

전남 구례 죽연마을 - 오산 - 도선굴 - 사성암 - 광양 매화마을.

 

남쪽엔 화사한 봄이 가득했다.

작년 부터 사성암이 가보고 싶었었다.

오산은 점심시간 포함해서 세 시간 정도라기에 큰 맘 먹고 나섰다.

내가 생각해도 내 상태가 산에 갈 만큼 좋지도 않고

의사도 되도록이면 아끼고 무리하지 말고 평지만 조금 걸어라 하는데.....

가보고 못올라 가겠다 싶으면 원점회기니 아래쪽에서 꽃보고 퍼질러 앉아 놀지 그러면서~

가는 길에 차창너머로 노란 산수유꽃도 보고 올케언니랑 셋이 잘 갔다왔다.

지리산을 마주하고 있고 섬진강과 곡성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산은구례 10경중의 9경이란다.

(지리산을 마주보는 자라 형상의 산이라 자라 오(鰲)자를 써서 오산이라고....)

 

포장길에~ 너덜길에~초반부터 생각보다 가파르네.

높은 산도 아닌데 내가 부실한 탓이지.

길 옆에 선 생강나무의 노란꽃이 화사하니 곱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거짓말 조금 보태면 땀을 한바가지는 흘린 듯.....

(가만 있어도 더웠다 추웠다 감당 안되는 판에.)

얼굴이 소금끼로 버석거린다.

일기예보는 봤지만 아직 3월인데 정상에 바람불면 쌀쌀할 거 같아서

얋은거 입긴 그렇고 해서 겨울 티셔츠 입고 갔더니.....

 

 


 

 

옆자리에 앉아서같이 간 이뿐 새댁.

언니라 하길래

어~ 그렇게 나이들어 보여요? 난 누가 물으면 아직 서른 아홉이라 하는데요 ㅋ

그럼 내가 한살 많은 언니 맞네^^

이젠 좀 심한 뻥~ ㅋㅋ

이 얘기 우리 혜미니가 들으면 어쩌.....-_-;;;

 

산행은 처음이고 혼자 왔다길래 그럼 우리랑 같이 점심먹어요 그러면서

문제는 내가 빨리 걷지도 못하고

얘기한 건 그나마 좀 나은 편인데 얼굴 기억을 잘 못한다고......

우린 좀 늦게 출발했는데 이 새댁 산행 시작때부터 안 보였다.

그래서 젊은사람이라 역시 빠른가 봐 한번도 안 보이네 그러면서 올라갔고.

우리끼리 정상에서 밥 다먹고 나니 그제서야 올라왔다며

벌써 점심 다 드셨어요? 그러네.

저 밑에요 돌탑 있는데서 지나치면서도 정말 저 모르고 그냥 가시던데요.

거기서부터 힘들어서....천천히 사진찍으며 올라왔어요 한다.

얼굴 기억 잘 못한다 소리 안 하셨음 오해할 뻔 했어요 ㅠ.ㅠ

갤노트에 셀카를 오십여장~ 풍경 합쳐서 백장 정도 찍었다고.

 

이 새댁 늦어서 가이드한테 전화하고

사성암에서 셔틀버스타고 내려왔는데도 20여분 지각.

(아래쪽의 주차장에서 사성암 입구까지 작은 버스가 다닌다.

가이드 말이 차비가 3400원이라던가???)

딱 맞는 운동화신고 와서 발 아파요. 등산화는 괜찮아요?

평소 신발보다 1cm는 큰 거 사세요^^

좀 늦게 출발할 줄 알았으면 돌아가서 동생 장갑 찾아올 걸.

5분만 하면 될 것을 늦다고 빨리 오라고 했더니 미안하다.

언니 땜에 너 5000원 날려 먹었다 ㅠ.ㅠ

 


잔디밭이 오산 활공장이다.

바람도 시원하고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좋다!

저 바위 왼쪽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계단을 올라야 정상으로 간다.

내려오는 길엔 바위 옆으로 달아 낸 계단이 있어서 도선굴 쪽으로 바로 갈 수 있다.

 

 


계단 위의 바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사성암의 기와지붕.

 

 

3월인데 땀 닦으며 올라간.....정상 인증샷 ㅋ

진짜 정상은 표지석 지나 쪼매 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 전망대.

멀리 지리산도 보이고.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내려다 보이는 전경은 정말 좋다.

여기서 점심먹고 커피도 먹고.

 

 


 

 


산왕전이라는 조그마한 법당 옆의 도선굴은 한사람이 겨우 빠져 나갈 정도.

거기로 겨우 통과해서 정상가는 사람도 있고.

안쪽엔 어김없이 불전함이 있고.

바로 옆에 있는 소원바위.

소원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긴 기둥을 세워절벽에 아슬아슬 붙어있는 사성암.

유명한 기도처라더니 올핸 윤달이 있어 초파일이 아직 멀었는데 벌써 초파일 등이 많이 걸려있다.

하긴 요샌 어느 절이나 거의 일년 내내~

작은 마당에서 올라가는데 힘들어서 세어보진 않았는데 누가 108계단이라고 한다.

이암자는 절벽에 붙어있다 보니 계단이 많고 넓은 마당이 없다.

 

*****

 

광양 매화마을

오는 길에 들른 매화마을.

원래 코스에 있었지만 난 사성암이 목적이었으니.....오늘은 그냥 덤이다.

여기 와 본지 몇년 되었는데 꽃도 좋지만 심한 두엄냄새 땜에 우~~~

지난 일요일로 축제는 끝났다고 하더구만 아직 남은 점포랑 각설이의 시끄러움.

물론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난 영 아니올시다네.

주차장에서부터 중턱까지 온통 장사꾼이고 호객이고 먹자판이니..........뭐.

하기사 나같은 사람만 있으면 이 세상에 무슨 재미가 있을까.

춤추고 시끄럽게 노는데는 도통 흥미없지~

산에 가면 밥 지고 다니지~

어디 가도 먹는것에 크게 신경 안쓰지~ ㅋ

 

난 청매가 가장 예뻐~ ㅎ

 


이 농원의 장독이3000여개라고 하던데 정말 그만큼 될까?

내가 보기엔안될것 같은 생각이.....ㅎ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니 갈림길이라 어느쪽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는데

개량한복입고 자리위에 책 펼쳐놓고 있던 두 분이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대구에서 왔습니다 그랬더니 장독대있는 쪽이 볼거리 많다며 그 쪽으로 가란다.

고맙습니다 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복 있겠습니다' 그러네.

응? 순간 난 생각지도 못한 말에 다시 돌아서서 웃으며 감사합니다 하고.

덥고 힘들었는데 기분 좋다! 빈 말일지라도.

복이라.... 복 좋지요.

세상에 복 싫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

누구는 복은 바라지 말고 먼저 지어라고 했고.

아프지나 말았으면 정말 좋겠는데

복을 지어라고 한 사람이 보면 이것도 욕심이 가득하다고 할겨.

 


 

중턱에 있는 칡즙파는 집의 광고판에

한잔 먹으면 십년 젊어진다는 거 보고 동생이 종이컵에 이천원짜리 한잔씩돌리고..... ㅎ

그럼 나 사십대? ㅋ돌아가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단 여기서 더 늙지 않았으면 하는 내 마음.

할매들 건배 구호가 '요대로'라고 한다더니 이거 벌써 실감나면 좀 곤란한건데 ㅋ

 

전망대 계단 다리 아프다고 혼자 갔다 오란다. 아래에서 쉬며 기다린다고.

올라가니 경치도 좋고 바람도 시원하고 두엄냄새도 안 나고 아주 좋던데......ㅎ

 


언젠가 이런 대나무사진이 한번 찍어보고 싶었어.

둘이 먼저 내려가고 혼자 전망대갔다가 오는 길에.....

이러면서 혼자서도 잘 노는 혜미니맘 ㅋ

 


비슬산 참꽃구경 갔다 온 후로 몇 년만에 셋이 왔는데

진사 시원찮다고 인증샷도 안 박냐 그러면서 다 내려와서 골목길에서 한장.....ㅋ

올케언니 산에 안다녀서 등산복없다고 전날 나랑 둘이 나가서 비싼 바지 샀다.

언니오늘은 먹을 것 많아서 착복식은 다음으로 미룬거다 알지? ㅎ

 

*****

 

차에서 먼저 알아보시고 반가워 해 주신 서구현 선생님!

제자들 엄청 많은데 잊지 않고 저 기억해주시고.....^^

생각지도 못 한 뜻밖의 만남~

저도 참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여기 와서 보신다는 말씀엔..... 부끄럽습니다.

컴퓨터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거 안 배웠으면 어쩔뻔 했어 싶은게 선생님께 배우길 잘 했지요^^

잊어버린건 공부방에서 다시 찾아보곤 하는데 아직 선생님께 배울게 참 많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