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미니 ^_^
[작은 믿음을 묵묵히 심으면 큰 신뢰의 열매를 많이딸 수 있다.]
오는 13일이 혜미니 생일이다.
다음날이 할배제사고 해서
시간나면 미리 미역국 먹으러 오라고 했더니 어제 한밤중에 왔다.
점심 겸해서 어중간한 저녁을 먹고 갔는데 지금쯤 서울역에 도착했겠지~
엄마 화장품 챙겨오고 왕복 차비만 해도 거의 십만원이라 미역국 비싼거 먹었다 했더니
엄마 정성이 들어가서 비싼 미역국이지 차비땜에 비싼게 아니라네 ㅎ
오기 전에 뭐 먹고 싶은거 있으면 미리 주문하라고 그랬더니
김치전이 먹고 싶다고 해서 그것이랑 미역국이랑 간단히~
아들녀석은 시간이 안나서 오지도 못하고.
많지도 않은 식구가 전국구라 다 모이기가 힘들다.
어디서 딸려 온거라며
찹쌀호떡 믹스를 가져와서 아침먹고 간식으로 구워먹었다.
마트에서 시식하는거 보기만 하고 난 한번도 사질 않았는데.....
설명서엔 간단하구만 그러길래
네가 해라 그랬더니 이거도 엄마표로 먹고 싶어 가져왔단다.
그럼 이걸로 생일케익 대신이다. 알았지? ㅋ
그대로 따라했더니 달달하니 맛있다.
맨날 바쁘다고 주말도 없다하고 어쩌다 와도 밤에 왔다가 일찍 가는지라
같이 바람쐬러 나가본지도 언젠지 모르겠다며 동촌유원지랑 망우공원으로 한바퀴 돌았다.
개나리도 보고 벚꽃도 보고 빨간색 흰색 명자꽃도 예쁘고 (어~ 이건 이모꽃이네 하며 ㅎ)
겨우내 놀던 오리배도 일을 하느라 열심이고 ㅋ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강바람이 좋았다.
얼라도 아니고 다 큰 녀석이 뭔 아이스크림은 사달라고 한다.
엄마는 내가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그래~ 흑 흑 ㅠ.ㅠ
가게가 있어야 사주지 내가 여기서 금방 만드냐?
물이랑 간식 챙겨온거 먹으면 되지.
졸업하기전에 입사해서 이제 7년차인데 이달 말까지 하고 그만 두겠다고 한다.
남들은 거기 들어가는게 목표인 사람도 있을텐데
너무 힘들어서 지가 없는거 같다고.
3월 들면서 회사에 얘기했는데 한달 넘게 윗사람들이
미국에 교육을 보내주네 어쩌네하며 말리고
후임도 안 정해주고 그러는데 이달말까지만 하겠다고 어제 얘기를 했다고.
(금방 사표쓰고그만 둘 있는 그런 일도 아니라고 한다.)
며칠전엔 전화해서는
그만 둔다고 얘기하고도 일은 더 많고 더 열심히 해.
주말도 없고 맨날 밤중까지 야근이고 그러길래
그만 둘때 그만 두더라도 마지막까지 책임감있게 잘해주고 끝내라고.
뒷모습도 이뻐야 한다고~
그만두면 뭐 할거냐고 했더니
지금은 너무 머리가 아파서 아무 생각도 못하겠고
우선은 좀 쉬고 확정은 아니지만..... 그러면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하는데
서른이면 늦은 나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나이도 아닌거 같고.......
그럴려면 진작에 그만두고 하던지........
네가 잘 판단해서 하겠지만 엄마가 걱정은 되어도 도와 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거 같다.
(저그 아빠는 저 자식 한 고집 하는데~ 내말은 듣지도 않고그러면서
왠만하면 그냥 다니지 언제 공부하고 시집은 언제 가냐며 나 듣는데만 걱정이다.
그 고집 그거 나 닮은거 아니유-_-;;)
작년 신입사원 연수때 지도선배로 가서 거의 두달동안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고 하더니
그게 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구나.
(지 나이랑 비슷한 후배 한팀 20명 맡아서~ 내 새끼들이라고 ㅋ)
네 나이에 취업 못한 젊은이들도 많은데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또 열심히 하면 다른 좋은 일도 많이 있을거야.
엄마는 너를 믿는다.
힘 내라!
우리 혜민이~ ! ^_^
긴머리을 단발로 자르고 약하게 퍼머도 하고......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며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